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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7일 화요일

음식상

음식으로 인해 장위(腸胃)가 손상되는 것을 식상(食傷)이라 한다. 냉한 음식과 열성인 음식 그리고 포식(飽食)이 주된 원인이며, 증상은 배부르고 답답하고 음식 생각이 없어지며 트림할 때 신물이 나오고, 냄새 나는 방귀를 뀌고 혹 배가 아프고 토하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 심할 때는 발열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식상 치료법에는 주로 소화시키는 법과 보하는 법이 있는데, 음식에 체한 것이 오래되어 기(氣)를 상했을 때는 반드시 보하면서 소화시키는 약을 함께 쓰고, 음식이 잠깐 체하여 기가 심하게 상하지 않았을 때는 소화시키는 약만 쓰고 보할 필요는 없다. 체하였던 것이 저절로 소화되었을 때는 소화시킬 필요는 없고 보하기만 하면 된다. 아이들이 밥을 잘 안 먹는 증상도 식체(食滯)증이 오래된 경우와 비위기(脾胃氣)가 약한 경우로 나누어, 식체증인 경우에는 소도(消導)약 위주로 처방하고 비위기허인 경우에는 보비익위(補脾益胃)하는 약 위주로 처방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간기울체(肝氣鬱滯)라 하는데, 정신적인 자극에 의해 간담(肝膽)과 비위(脾胃)의 생리기능이 저체되어 담즙과 소화액의 분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되는 증상이다. 업무 스트레스가 과중한 직장인이나 공부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 그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화를 잘 내는 주부에게서 이런 증상이 잘 발생된다.

이 외에도 하초(下焦)의 원양(元陽)이 쇠약한 경우에도 식욕이 없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할 때 비위(脾胃)를 보하는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하초의 신기(腎氣)가 약하고 진원(眞元)이 쇠하여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솥 안에 여러 가지 곡식을 넣어도 밑에서 불을 때지 않으면 종일 두어도 쌀이 익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탁한 기가 쌓이고 담음(痰飮)이 생겨 병이 점점 진행되는데, 평소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픈 비증, 신물이 올라오는 탄산, 트림을 자주 하는 애기, 배가 팽팽하게 불러 오르는 창만, 밤이나 새벽에 주로 기침하는 식적수, 그리고 구토, 부종 등으로 점점 심해진다. 이 중에 신물, 트림, 답답함, 속쓰림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것을 조잡이라 하는데 이것은 위염, 위궤양에 해당한다. 이러한 병증들은 한의학에서 오래전부터 오랫동안 치료해왔던 것으로 다양한 한약 처방으로 비교적 잘 치료되는 증상들이다.

평소 생활 습관으로는 담백한 음식을 먹어 정신이 상쾌하고 기가 맑아지도록 하고, 음식은 따뜻하게 먹는 것이 좋고, 고기는 적게 먹도록 하며, 차는 포식한 후 1~2잔 마시는 것은 괜찮으나 하초를 허냉하게 하기 때문에 일년 내내 많이 마시면 안 되고, 채소의 성질도 아주 차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음악을 들어 소화를 촉진시키고, 식사 후 손으로 얼굴과 배를 문지르고 가벼운 산책을 하면 음식이 쉽게 소화되고 잘 먹을 수 있어 온갖 병이 없어진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이니, 포식한 후 누우면 소화되지 않아 적취가 되기 쉽고, 밤에 너무 취하거나 포식하면 더욱 좋지 않다.

침구(鍼灸)치료는 족삼리, 삼음교, 관원, 연곡, 장문, 기문 등의 혈자리에 침을 놓아 식욕과 소화력을 도우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그득하게 부어오르는 증상에는 중완(中脘)혈에 뜸을 뜬다. (경남도한의사회 학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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