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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장진요편 2


뇌수종 치료 특효 혈과 특효 처방 
동양의학에서 뇌수종이라는 병명은없다. 다만 풍수(風水), 두통(頭痛), 마비(麻痺), 구토(嘔吐) 등의 병명을 통해 진단을 유추할 수 있다. 각종 염증으로 뇌실(腦室)과 지주막(蜘蛛膜) 사이에 물이 고이는 증상인데, 동양의학적으로는 단순히 뇌에 물이 고여 있다는 것에 목표를 두어서는 안 된다. 뇌는 원신지부(元神之府)라 하여 육장육부의 통사(統司)이며, 그 기능에는 육장육부가 모두 관련되어 있다. 특히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는 힘든 심포(心包)와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고, 심장·폐장·신장의 기능이 총체적으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뇌수종의 증상은 두개골이 얼굴보다 커지는 증상을 보이며, 안구돌출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두통·경련·구토·시력장애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필히 후학들은 함부로 치료를 장담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양방과 연계하여 통합 치료에 임해야 한다. 즉, 응급처치 내지 국소 치료는 양방에 의뢰하고, 근본 치료 내지 재발 방지 치료는 동양의학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침구치료

뇌종양이건 뇌수종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양방에 의존하다 보니 침구 치료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면 믿어 주는 사람이 적다. 필자 같은 사람도 식구나 친척한테조차 유구무언일 때가 많다. 
침구 치료는 환자를 엎드려 놓고 먼저 풍지 투(透) 풍지, 풍지 투(透) 갑상연골 방향으로 한다. 그리고 위중과 곤륜 혈에 자침(刺針)하고, 천주·뇌공·대추·풍문·폐유·궐음유·고황·격유·간유·비유·신유·지실 혈에 온침(溫鍼)을 한다. 이어 반듯이 눕게 하여 백회·사신총·인중·사죽공 투(透) 태양·척택·음릉천·삼음교·내정·태충 투(透) 용천 혈에 자침하고, 전중·중완·천추·기해·관원·수도 혈에 온침한다. 기경침법(奇經鍼法)으로는 내관과 공손 혈에 자침한다. 상기 혈 중 핵심 혈은 풍지 투(透) 풍지, 풍지 투(透) 갑상연골 방향, 뇌공, 사죽공 투(透) 태양, 인중, 내정 혈이다. 
풍지 투(透) 풍지와 풍지 투(透) 갑상연골 방향은 뇌압을 낮추는 특효 혈이다. 뇌수종뿐만 아니라, 일체의 두통·중풍 후유증·고혈압, 뇌경색, 신경쇠약, 어지럼증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풍지 투(透) 갑상연골 방향은 최소한 침의 깊이가 2.5~3.5촌 정도는 되어야 치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침을 통해 발공(發功)하면 그 효력이 서너 배 증가한다. 공력이 부족하면 작탁법(雀琢法)이나 연침법으로라도 자극을 주기 바란다. 내정 혈은 위경(胃經) 중의 수혈(水穴)로서 뇌종양뿐만 아니라, 일체의 안면 부종(浮腫)에 특효를 발휘한다. 즉, 인체의 제방을 터뜨려 물을 빼 주는 비혈(秘穴)이다. 라면을 먹고 자면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붓는다든지, 비장과 신장 기능이 늘 허약하여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눈 주변이 부어 있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써야 할 요혈(要穴)이다. 단, 관침법으로 피부나 겨우 뚫어 놓는 짓은 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내관과 공손 혈은 기경침법에서 자주 쓰는 혈이다. 내관은 심포경의 낙혈(絡穴)이자 음유맥의 종혈(宗穴)이다. 공손은 비경의 낙혈이자 기경팔맥 중 하나인 충맥(衝脈)의 종혈이다. 기경침법에서는 항상 이 두 개의 혈이 쌍이 된다. 일체의 소화기 질병이나 울화병, 신경성 질환, 뇌질환에 특효를 발휘하는 비혈(秘穴)이다. 더욱 효과를 높이려면 영구팔법(靈龜八法)이나 비등팔법(飛騰八法)으로 혈이 열리는 시간을 계산하여 자침하면 좋다. 


약물요법

뇌수종은 신생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동양의학도가 흔하게 접하거나 진단을 확진할 수 없는 질병 중의 하나다. 과거에는 뇌수종이라는 병명이 없었던지라 두통의 범주 내에서 변증 치료해 왔다. 특히 담궐두통(痰厥頭痛)의 범주에서 뇌수종을 치료했으리라 본다. 
뇌수종에 쓸 수 있는 처방은 수십 수백 가지지만, ‘가미반하백출천마탕(加味半夏白出天麻湯)’ 하나만 소개한다. 기본 처방은 반하(생강 법제)·진피·맥아(炒) 각 1.5돈, 백출·신곡 각 1돈, 창출·인삼·황기·천마·백복령·택사 각 5푼, 건강 3푼, 황백(酒洗) 2푼, 생강 5쪽이다. 여기에 차전초, 삼백초, 백모근, 선복화, 정력자, 목통 각 1~3돈을 체력과 연령, 증상, 체질을 가려 적절히 가미해서 쓴다. 상기 ‘반하백출천마탕’은 『동의보감』 <두통 편>에 실려 있지만, 원래 창제하신 분은 동원(東垣) 대사님이시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자주 썼고, 근세의 명의인 인산 김일훈 선생도 자주 썼던 처방이다. 
그 외 처방으로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설만 갖추어져 있다면 ‘십조탕(十棗湯)’과 같은 약을 한두 번쯤은 과감하게 써 봄직하다. 과거에도 몇 차례 강조했지만 한약은 날카롭게 쓰면 그 어떤 양약보다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수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양의학도들은 나이가 들수록 몸을 사리게 된다. 후학들의 연구에 다소 도움이 될까 해서 적어 보지만, 경험 없이 만용을 부리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으니 충분한 공부와 경험을 부탁한다.


후기

함부로 수태하고, 수많은 태교의 잘못으로 각종 불구 내지는 뇌수종이 발생하고 있다. 예비 아빠들은 지나친 음주와 흡연, 정신적·육체적 과로를 삼가야 한다. 또 불결하고 사악한 환경에서의 합방을 금해야 한다. 이미 임신을 한 예비 엄마들은 늘 몸과 마음을 조심하고, 불결한 음식이나 과로를 피해야 한다.  
오늘은 본론에서 제기한 기경침법과 기경팔맥의 의미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하고 맺어야겠다. 인체에는 12경락과 기경팔맥이라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흐르는 기(氣)와 영(靈)의 통로가 있다. 12경락을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에 비유한다면, 기경팔맥은 고속도로나 국도가 불통 내지 정체되었을 때 우회하는 길 내지는 지름길이라고 보면 이치에 맞다. 
그리고 12경락을 토대로 하는 침법을 정규전(正規戰)이라고 한다면 기경침법은 게릴라 특수전과 같은 침법이다. 기경침법을 구사하려면 한 차원 높은 침구학의 연구가 있어야 하고, 대맥(帶脈)·충맥·양교맥(陽脈)·음교맥(陰脈)·양유맥(陽維脈)·음유맥(陰維脈)·임맥(任脈)·독맥(督脈)에 나타나는 증상을 파악해야 한다. 기경침법은 혈 하나하나의 치료가 아니라, 기경팔맥을 대표하는 종혈(宗穴)로 치료한다. 임맥의 종혈은 열결, 독맥은 후계, 양교맥은 신맥, 음교맥은 조해, 양유맥은 외관, 음유맥은 내관, 대맥은 임읍, 충맥은 공손 혈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대맥을 치료하려면 대맥에 흐르는 혈 하나하나를 자침하는 것이 아니라 대맥의 종혈인 임읍 혈 하나에 자침하여 대맥 전체를 조절한다. 고의통(古醫通)들은 이를 표현하기를 “기경 치료는 기경이라는 투망으로 질병과 통증이라는 고기를 종혈이라는 끈을 잡아당겨 일망타진하는 방법이다”라고 표현했다. 표현 자체도 기가 막히지만, 실제로 진단을 제대로 하여 침을 통해 발공하면 상상 이상의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경팔맥의 병증을 자세히 기록하기에는 지면이 허락지 않아 기경팔맥의 핵심적 의미만 밝힌다. 
1. 임맥 : 인체의 12정경 중 6음경은 물론 기경팔맥의 음경을 모두 관장한다. 또한 인체의 앞부분에 나타나는 모든 장기의 기능과 균형을 담당한다. 
2. 독맥 : 인체의 6양경은 물론, 기경팔맥의 양경과 인체의 등 쪽으로 표현되는 모든 장기의 기능을 총괄 감독한다. 
참고로 도를 수련하는 사람이건 아니건 평생 생기로서 경락의 기운이 순환하지만 참 스승을 만나 제대로 된 수련을 하다 보면 임맥과 독맥이 진기(眞氣)로 채워지게 된다. 이 기운을 “소주천(小周天)을 얻는다”고 하는 것이다. 결코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니니 세상이 정신적으로 조금 더 밝아지고 정화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이 정도 수련만 이루어져도 무예의 차원이건, 세상의 그 어떤 학문의 차원이건 그 수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3. 양교맥 : 경락보다는 육부(六腑)와의 관계가 밀접하고, 육부를 지배한다. 
4. 음교맥 : 다리 안쪽에서 상행(上行)한다. 경락보다는 육장(六臟)을 지배하며, 몸의 앞쪽을 다스린다. 
5. 양유맥 : 실제의 장부보다는 6양경맥과 관계가 밀접하며, 6양경의 변동을 조절한다. 
6. 음유맥 : 실제의 장부보다는 6음경의 변동 및 신경계의 변동을 조절한다. 
7. 대맥 : 신체의 중앙부를 한 바퀴 돌아 팔과 다리의 삼음(三陰) 삼양(三陽) 즉, 12정경과 교차한다. 실제 장기의 육장육부보다는 12정경의 변동을 조절한다. 
참고로 수많은 단학(丹學)을 가르치는 단체에서는 임·독맥을 유통하는 소주천을 가장 강조하지만, 더욱 근원적이고 기초적으로 유통시켜야 할 경락이 대맥임을 강조한다. 이는 마치 높은 건물의 토목공사 내지는 기초 공사와도 같다. 이는 중정지관(中正之官)인 담경(膽經)의 혈 중에서 대맥·오추·유도라는 3개의 혈을 빌려 한 바퀴 도는 경맥이지만, 그 이면에는 12경맥의 전체 근본을 쥐고 흔드는 스위치가 내재되어 있다. 담경 자체 또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중용지도(中庸之道)를 간직한 경락이다. 다시 말해 12경락의 근본이요, 반석과도 같은 경맥이 대맥임을 알아야 한다. <내경영추경> <황제갑을경> <14경발휘> 등 최고의 고전에서도 하주대맥(下注帶脈)만 밝혀 놓았지만, 실제로 가슴의 옥당(玉堂) 혈을 중심으로 가슴을 한 바퀴 도는 중주대맥(中注帶脈)이 존재하고, 미간의 인당(印堂) 혈을 중심으로 머리를 한 바퀴 도는 상주대맥(上注帶脈)이 존재한다. 의학적인 치료 목적으로는 하주대맥으로 충분하니 굳이 중주대맥과 상주대맥을 문헌적으로 밝혀 놓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의 근원적인 공부에는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경맥임을 글로나마 남기는 바이다. 
8. 충맥 : 위경의 기충 혈을 하나 빌리고, 신경(腎經)의 11개의 혈을 빌려 돌아가는 경맥이다. 12경맥보다는 실제 장기와 육장육부의 변동을 조절하는 경맥이다. 충맥의 다른 별지(別枝)는 척수를 타고 거의 뇌까지 올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팔회혈(八會穴) 중 골회(骨會) 혈이 대저 혈인데 왜 뼈를 주관하는 혈이 대저인가를 밝혀 놓은 고전은 없다. 그 이유가 충맥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한 심포경의 내관과 비경의 낙혈인 공손 혈이 뇌까지 자극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귀중한 문화재가 약탈당했는데, 소중한 의학 서적들도 유린당했다. 그 중에서 반드시 회수해야 할 책이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의방유취』 원본과 조선 초기 의통(醫通) 중의 한 분인 송우계(松又溪) 선생의 저서인 『장진요편(藏珍要編)』이다. 이 『장진요편』이 기경침법의 비법과 진수를 간직한 책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원본에 연고가 있거나, 관심이 있다면 복사본이라도 구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암도인 침구요결』과 『허임 침구경험방』은 다행히 국내에 남아 후학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은가? 침구학은 의학의 근본임은 물론, 도통(道通)의 문(門)임을 알아야 한다. 
끝으로 중국 8대 선인이자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라는 귀중한 어록을 남긴 여동빈(呂洞賓) 조사(祖師)의 대우주를 유람하는 시(詩) 한 수로 독자들과 잠시의 의경(意境)이나마 선계(仙界)에 머물러 보고자 한다. 
무시번장일단공(無始煩障一旦空) 
옥경장하구룡책(玉京障下九龍冊)  
보운한혜등천궐(步雲漢兮登天闕) 
장뇌정혜구벽력(掌雷霆兮驅霹靂) . 
시작도 없는 무한 번뇌가 휑하니 단번에 비워 버리니
하늘 궁궐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 책을 건네네. 
구름과 은하수를 걸어서 선계에 올라
천둥 번개를 손에 잡고 벼락을 타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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