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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제중신편


▶제중신편(濟衆新編)의 특징

‘제중신편(濟衆新編)’은 1799년 조선 정조 때 어의 강명길이 편찬한 의서다. ‘동의보감’ 편찬 후 약 200년의 세월이 흘러간 뒤 편찬된 ‘제중신편’은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의학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총 8권으로 구성된 ‘제중신편’의 기본 편찬 방향은 200년 동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서였던 ‘동의보감’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취하는 쪽으로 설정되었다. ‘동의보감’의 장점이라면 중국 의학의 4대가로 칭송받던 주단계(朱丹溪), 유하간(劉河間), 이동원(李東垣), 장자화(張子和) 등의 의학이론을 체계적으로 받아들여 조선의 독자적인 의학을 정립하였다는 점일 것이다. 반면에 단점으로 지적되는 대표적인 문제들은 상증(常證, 일반적인 증상)이 빠진 부분이 있고, 중복되는 문장과 번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적으로 향약의 이용이 강조되는 시점에 아무리 좋은 처방이 라도 구성약물이 너무 고가거나, 구하기 어렵다면 실용적인 문제에서 커다란 장애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중신편’에서는 임상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들을 위주로 중복되지 않게 의론(醫論)을 편찬해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였다.

또한 ‘동의보감’의 단점으로 부각된 부분을 ‘동의보감’을 제외한 21종의 의서에서 보충해 넣었다. 또한 ‘동의보감’ 이후에 나타나는 경험방·속방 등을 집어넣어 우리 의학의 자존심을 확인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 이전 시대와 확연히 다른 면이다.

이러한 전통은 후세에 상당히 영향을 끼쳤는데, 예를 들면 ‘방약합편’의 처방내용에서 그 영향력을 찾아볼 수 있다. 구한말에 편찬된 ‘방약합편’은 처방지침서 구실을 하는 의서로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의서 중 하나다.

‘방약합편’에는 ‘제중신편’에서 신증(新增)한 속방과 경험방이 실려 있다. 속방과 경험방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를 기본으로 흔한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처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처방들의 효능이 의학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되고, 일반에 소개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또한 ‘제중신편’은 중국에서도 세 차례나 간행되었는데, 이는 우리 의학을 중국에까지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 글은 ‘제중신편’의 편차에 따라 전개했으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의학 용어들을 쉽게 풀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을 위주로 본문 외에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제중신편’ 중 여기에 수록된 부분은 한의학의 기본적인 원리와 치료원칙들을 포괄하고 있다. 한의학 치료이론이 대증치료를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에 일반인을 상대로 설명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독자들이 이 글을 통해 한의학의 기본원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필자로서는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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