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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8일 화요일

임신준비 한의학

[한방으로 잡는 건강] 난임과 한의약 치료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1970년대만 해도 한 해 10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지만 현재는 43만 명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만혼, 육아와 교육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난임 부부들도 적지 않다.  

정부는 난임 문제 해결을 위해 보조생식술에 대한 시술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의학의 방식으로 원인 불명의 난임에 무분별하게 시술을 적용하면 배란유도반응 저하 또는 난자의 질 저하 등으로 오히려 반복적인 착상 실패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난관이나 자궁, 무배란 등의 문제가 아닌데도 빠른 임신만을 위해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을 바로 적용하기보다는 침구치료 등 한의약적 방법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구시한의사회는 2009~2014년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난임 부부들을 대상으로 한의 난임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303쌍 가운데 83건이 임신에 성공해 평균 성공률 27.4%를 기록했다. 이는 성공률이 10%대인 인공수정이나 30%가량 성공하는 체외수정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고 본다. 대구에서 시작된 한의 난임 사업은 부산과 서울, 익산 등으로도 확산됐다.

한의약을 활용한 난임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산부인과 교과서에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인해 배란이 없는 여성에게 전침 치료가 배란과 월경주기 정상화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또 보조생식술에서 배아이식 전후에 시행하는 전침 시술이 임신 확률을 획기적으로 올린다는 내용도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조경종옥탕’이 임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난임 치료에는 몸을 보하고 따뜻하게 해주는 처방이 주로 쓰이지만 비만 여성의 경우 체중 감량을 돕는 처방으로도 임신 성공률이 올라가는 등 체질에 맞는 맞춤 처방을 썼을 때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의 난임 치료를 두고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난임클리닉에서 적용하는 비용과 한의 난임 시술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의 난임 사업의 1인당 평균 비용은 산부인과의 시험관 1회 시술 비용 정도로 진행된다. 또한 한의약의 난임 치료는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에서 흔히 겪는 여성의 고통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한의 난임 치료는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가적인 저출산 대책으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하루속히 현대 한의약을 최대한 활용, 국가 시범사업을 시작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의약을 통해 난임 문제를 극복하고, 저출산 문제의 해법에 한 발짝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노희목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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