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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31일 화요일

입덧 임신중 음식 섭취장애

[윤영진의 한방 이야기] 침구치료·한약복용으로 입덧 완화

임신 중 나타나는 입덧(임신오조(姙娠惡阻·악성 임신 구토))은 전체 임신부의 70~85%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대개 임신 6주 초에 발생해 12주 내 사라진다. 엄마의 편안함은 뱃속 아기에게도 편안함을 주는 만큼 될 수 있으면 적합한 입덧 완화 방법을 찾아 심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증세가 가벼울 경우 휴식을 취하며 식이요법을 적절히 하면 자연히 소실된다. 반면 증세가 심할 땐 임신부의 삶의 질이 매우 저하되며 지속적인 구토로 인한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 장기간의 못먹음으로 인한 영양장애 및 체중감소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현재 서양의학에서 입덧은 임신 중 발생하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및 갑상선호르몬 농도의 변화가 임신 초기에 가장 커 이로 인해 발생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고 결정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입덧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임신중독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임신 중 질환으로 임신부뿐 아니라 태아의 발육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 오조(惡阻)는 '악심조기식(惡心阻其食·속이 미식거리고 밥 먹는 것을 싫어함)'의 의미다. 임신 후 속이 미식거리면서 구토 혹은 어지럽고 식사하는 것을 싫어하며 심한 경우 음식이 몸 속으로 들어가면 바로 구토하는 것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을 간위불화, 비위허약, 담음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위장 기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위장의 기능이 허약한 상태에서 임신할 경우 자궁의 변화된 기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위장으로 상승하면 메스꺼움, 구역감, 두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평소 비위가 약하며 예민하고 소화기 장애를 앓는 여성에게 입덧이 심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임신오조 관련 무작위대조군연구(RCT)에 관한 고찰', '이침과 한약치료를 병행한 임신오조 환자 4례의 증상호전 및 안전성 보고', '비위허약형의 임신오조 환자에게 가감보생탕을 투여한 실험 20례의 임상보고' 등의 연구를 통해 심한 입덧 증상에 대한 한방치료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 입덧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그냥 증상을 참고 견디기만 하는 것보다 그에 맞춰 적절하게 침구 치료 및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모닝밴드, 씨 밴드 등 일명 '입덧밴드'라고 불리는 보조제가 유행하고 있지만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전문의와 상의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약을 복용할 때에는 반드시 한의사가 지시한 복용량과 복용규칙을 지키고, 임신 기간 중의 치료는 임신 주수와 임신부의 상태에 따라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한방부인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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