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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6일 목요일

한약에 도핑 대상 성분 거의 없어
운동선수·지도자, 한약 관련 정보 부족
한약 활용 활성화로 경기력 향상 기대

운동선수 및 지도자들이 도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한약 복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도핑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한약재는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일부 도핑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한약재라 하더라도 도핑 테스트 기준치를 넘지 않는 수준이어서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처방받아 한약을 복용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결론이다.

13일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열린 2013 도핑방지 심포지엄에서 ‘선수의 한약 복용 및 한약 관리’를 주제로한 제1세션에서는 △국내스포츠 현장에서 한약 복용 실태(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이만균 교수) △양약과 한약의 관리체계 차이와 한약 관리 정책(경희대학교 한방재료가공학과 강동호 교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만균 교수에 따르면 한약은 국지적으로 활용되는 의료제재로 국제적인 연구결과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한 자료가 미흡한 상황이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도핑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108건 중 한약을 복용한 경우가 7건(6.49%)인 것으로 나와있으나 선수가 한약을 복용했다고 한 것일 뿐 정말로 한약이 원인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에 중·고·대학생 아마추어 운동선수 2,136명을 대상으로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60.5%였다.
한약을 복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필요성을 못느낌’이 83.9%로 가장 많았다. 
향후 한약을 복용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91.6%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현장 지도자 대부분이 한약에 어떠한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한약을 복용하지 못하도록 한 이유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약을 복용할 의사가 있는 경우 그 목적은 건강 증진(36.1%), 피로 회복(31.9%), 경기력 향상(23.6%) 순으로 많이 꼽았다.

그러나 한약을 복용했거나 복용하고 있는 한약의 종류를 살펴보면 동물성으로는 장어가 10.7%로 가장 많았고 녹용 9.8%, 개소주 7%, 붕어 3.5%, 개구리 1.5% 순이었으며 식물성의 경우에는 홍삼이 14.4%, 산삼 0.4%, 가시오가피·양파·인삼 각각 0.3%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약 구입 장소는 55.7%가 한의원에서 구입했으며 건강원에서 구입한 경우도 30.1%나 됐다.

다시 말해 식품용 한약재가 들어간 건강식품과 한의원에서 한의사에 의해 처방된 한약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복용을 권유한 사람은 부모님이 80.4%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지도자(12.7%), 본인의지(5%) 순이었으며 구입 경로 역시 85.2%가 부모님을 통했다.

복용했거나 복용하고 있는 한약에 대한 신체적 만족도는 57.44±20.53, 경험적 효과는 56.98±21.00, 효과에 대한 신뢰도 55.62±21.22로 보통 수준이었다.

한약 처방을 목적으로 한의사 진단을 받은 경험은 64.1%가 있었으며 이중 76.7%가 한의사를 통해 효능 및 성분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고 선수들의 90.3%는 운동에 도움이 되는 특정한약에 대한 정보를 받아본 경험이 없었다.

다른 친구나 동료에게 한약을 권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88.9%가 ‘아니오’라고 응답해 지도자 등 한약 복용을 조심스러워하는 현장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었다.

한약을 권할 의사가 있다고 한 응답자의 65.4%가 ‘효과가 있어서’를 꼽았으며 다음으로 ‘건강 증진’(4.6%), ‘경기력 향상’(3.0%), ‘피로 회복’(2.5%) 순으로 조사됐다.
75.4%가 도핑과 관련된 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으나 이중 63%가 한약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도핑 교육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한약과 관련된 내용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과 한약재 내에 도핑 위험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40.5%가 ‘그렇다’고 생각했으며 한약복용이 도핑에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면 복용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48.8%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60.5%의 한의사가 운동선수에게 한약을 처방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운동선수가 요구하는 한약 처방의 목적은 ‘통증 개선’이 25.4%, ‘경기력 향상’ 22.5%, ‘피로 회복’ 21.1% 순으로 많았다.
경기력 향상 및 건강 증진과 피로 회복, 성장 발달을 위해서는 보중익기탕을 처방하겠다는 한의사가 많았고 긴장 완화 및 심신 안정에는 우황청심환, 체중 조절에는 인삼패독산, 통증 개선에는 삼출건비탕을 처방하겠다고 응답했다.

한약과 도핑에 대한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한의사는 48.8%였으며 이중 28.6%가 전문서적을 통해, 23.8%는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정보를 습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93.0%의 한의사가 스포츠 현장에서 한의학을 통한 선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포츠 현장에서 한의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팀 닥터 활동의 적극적인 확대와 한방응급치료 지원 확대, 한의학의 여러 가지 장애 요소 해소 등 정책적 개선과 다빈도 처방 도핑테스트 및 한약재의 함량 연구,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정리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만균 교수는 다빈도 한약재 167종 중 도핑 성분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는 마전자, 보두, 마황, 마자인 정도이며 미량이나마 도핑 성분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는 반하, 백굴채, 맥문동, 사향, 생지황, 육종용, 지각, 지실, 귀판을 꼽았다.

이 교수는 “현장에서 실제로 한약을 복용하거나 복용하고 싶은 선수가 많지만 무슨 성분이 들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지도자들이 무조건 복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전문가인 한의사에 의해 제대로 처방받은 한약을 복용한다면 선수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교수는 도핑 성분이 포함돼 있다고 하면 일반 국민들이 위험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동호 교수는 “한약 중 도핑검사 대상약물의 명확한 규명이 안된 상태에서 무분별한 보약 남용과 출처불명인 약의 유통이 문제”라며 “양약과 한약의 관리기준과 개념의 차이를 인지해 각 개인의 특성에 맞는 약을 투여하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 교수는 “한약은 매우 다양한 처방이 존재하고 특히 보약처방의 경우 인체내 내인성 성장인자 유사물질 또는 유도인자가 존재할 수 있어 한약재를 소재로한 제품들의 도핑 방지 연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오재근 교수는 약물을 분석한 리스트에 도핑 성분이 나와있다는 이유만으로 도핑 우려 약물 대상으로 올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하의 경우 한의사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8g보다 많은 양을 복용하더라도 소변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실제 25년간 체육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복용시켰으나 도핑에서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synephrine은 오렌지쥬스에도 들어있는 성분이라는 것.
오 교수는 “도핑에 우려되는 약물을 선정하려면 과연 해당 성분이 몇 퍼센트나 들어있는지 그리고 우리 신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복용 후 시간에 따라 얼마나 반감되는지 충분한 연구를 통해 근거를 갖고 반영해야 한다”며 “섣부른 선정은 오히려 한약 처방이나 복용에 대한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 교수는 한약(제제)과 식품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으며 관련 연구와 도핑 교육시 한약과 도핑에 관한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한약이 도핑에 안전하는 홍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또 학교 운동선수와 프로선수들에 대한 한약 투여시 한약 처방전을 발행하도록 하고 한약과 도핑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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