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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4일 월요일

환자의 다양한 병인·체질 고려한 치료… 빠른 회복 및 환자 만족도 높아
변증유형별 처방 및 신치료기술 개발과 함께 임상근거 구축·보급 추진 

 “안면마비 질환은 경희의료원 개원 초기부터 중풍과 함께 한방병원의 주요 치료질환 중 하나로, 40여년의 풍부한 경험과 치료 노하우를 축적해온 질환이다. 앞으로 훌륭한 선임 교수님들의 역량과 지혜를 이어받아 안면마비 등 여러 안면질환을 급·만성으로 구분해 각 단계별로 빠른 회복 및 난치성 후유증 관리를 위한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 도입을 통해 더욱 발전된 안면마비센터로 도약하겠다.”

최근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장으로 선임된 이상훈 교수는 “특발성 안면마비 질환에 대한 양방치료는 초기 스테로이드 및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고 안정하며 낫기를 기다리는 것이 주된 치료방법이며, 경증에서 중등도 이하의 마비인 경우에는 완치율이 높은 편이지만 근전도상 90% 이상의 손상이 있는 중증에서는 후유증의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저절로 낫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며 “관련 유발요인인 피로나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체질과 병인을 고려한 맞춤식 치료가 가능하므로 빠른 회복 및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의약 치료가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풍’의 개념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과로로 인한 허증성도 빈발

안면마비는 안면 부위의 마비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대부분은 말초성 신경마비이며, 대뇌의 7번째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염증, 압박 등의 여러 원인에 의해 손상되어 신경이 지배하는 한쪽의 얼굴에 마비가 생겨 표정을 짓거나 음식물을 씹고 마시는데 불편함이 생기는 질환이다. 

인구 10만명당 약 20〜40명 정도에서 발생되며,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 임산부는 3배, 당뇨환자는 4배로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으며, 재발은 대략 5〜10%에서 발생하고, 과거의 마비측 또는 건측에 상관없이 어느 쪽이든 올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안면마비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 신체활동 감소, 과도한 열량 및 인스턴트식품 섭취 증가 등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안면마비 질환에 대한 양방치료는 발병 초기에 소염작용을 위해 스테로이드를 고용량으로 단기간 투여하며, 바이러스성인 람세이헌트 증후군이 아니어도 항바이러스제를 관습적으로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약물 투약 후 안정이 주된 치료법이며, 간혹 전기치료·마사지 등의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중추성 안면마비는 말초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지만 안면과 관련된 뇌경색이나 종양으로 인한 것으로 얼굴 증상 외에도 말이 둔해지거나 팔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평소 고혈압·고령·심하고 완고한 안면마비 등으로 중추성의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정밀검사를 통한 감별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안면마비는 2〜3개월 내외로 회복이 잘되는 편이지만 완전치료가 되지 않는 약 20%의 환자는 발병 후 6개월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후유증으로는 이마, 눈꺼풀, 입술 등의 움직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마비측 떨림이나 조이거나 시린 감각이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하품이나 입술을 내밀 때 마비측 눈 주변이 씰룩거린다든지 식사시 눈물이 나며, 얼굴의 표정도 처음에는 마비측에서 반대측으로 틀어지는데 후유증의 경우에는 근육 구축으로 마비측의 팔자주름이 더 깊어지기도 한다.

이상훈 센터장은 “안면마비 질환을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구안괘사·와사풍이라고 많이 불렀으며, 마비가 주요 증상인 관계로 ‘풍’의 범주로 보고 초기에는 이기거풍산(理氣祛風散) 등 거풍약(祛風藥)을 많이 사용해 왔는데,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등으로 허증성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많으며, 안면 부위의 사고나 수술 등의 합병증으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면마비센터에서는 일반 침이나 한약 치료 외에도 봉독약침·중성어혈약침 등의 약침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급성기가 지난 환자에게는 안면침(미용침) 및 안면 매선 등 특수 침 치료를 통해 비대칭에 대한 추가적 치료를 하고 있다. 안면마비센터의 가장 큰 특징적인 진료는 2주 집중입원치료로, 발병 초기 입원기간 동안 안면의 자가운동 교육 및 기공치료, 뜸요법 등 상기 치료 외의 다양한 한방치료를 통해 초기 집중 치료에 대한 치료효과 및 만족도가 매우 높다.

“초기 2주간 급성기의 경우 증상이 점차 심해질 수도 있어, 안면마비가 진행되는 것을 최소화하여 회복기로 빨리 진입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기간에는 염증과 통증을 신속히 제거하는 침법(사암침법, 전침요법, 약침요법 등)과 한약을 주로 사용하여 진행을 억제하고 있으며, 3주를 전후해 마비가 완화되는 회복이 시작되면 마비된 근육의 기혈 순환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일반적인 치료로는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안면침이라고 하는 미세침법이 사용된다. 마비된 작은 안면근육의 경결점을 풀어주어 근육의 이완 및 기혈 순환을 촉진하고, 고전의 피부침을 응용한 전동침을 이용해 마비된 얼굴을 넓게, 그리고 전체적으로 자극을 줘 피부와 근육의 감각 및 운동을 정상화하도록 유도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유증 치료에 대한 반응이 약해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안면마비=안면신경장애’라는 
단순 인식은 주의해야

특히 이상훈 센터장은 임상에서 안면마비 질환을 대할 때의 주의사항으로 ‘안면근육의 마비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안면신경장애라고 볼 수 없으며, 발병상황 및 기타 동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진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이론적으로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있는가의 여부로 중추성과 말초성을 구분하려 하지만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에만 의존하는 것은 자칫 오진할 가능성이 있어,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의 유발요인이나 관련 증상이 있거나 고령, 양측성 마비, 잦은 마비의 재발, 일반적인 경우보다 치료가 늦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확한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이어 “안면마비 환자의 대부분은 외모의 변화로 인해 불안감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치료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초기 1, 2주간은 상당수에서 증상이 진행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질병의 경과를 미리 설명하지 않으면 환자의 불안과 치료자에 대한 불신이 커지므로 안면마비 환자를 치료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안면마비 질환의 한의약 치료는 환자에 따른 맞춤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재차 강조하는 이상훈 센터장은 앞으로도 지난 40여년간의 경희대 부속한방병원의 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안면질환에 대한 급·만성기 대표적 변증유형별 처방 개발 △외용약 등 신제형 개발 △매선·전동안면침 등 치료기술 개발 △단기 집중치료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보다 업그레이드되고 차별화된 전문 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수한 연구인력이 있는 장점을 활용해 각 치료법에 대한 임상데이터 분석을 통한 근거 구축 및 보급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한의계, 이젠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때

한편 이상훈 센터장은 “최근 한의계가 어렵고,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며, 이제는 한의학계도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의미로 생각한다”며 “시간적으로는 전통의 지식과 지혜를 이어나가면서도 현대의 과학기술과 접목해 보다 멀리 그리고 크게 봐야 하며, 또한 공간적으로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센터장은 또 “시대의 변화에 끌려가기보다는 시대를 앞서 이끌어가는 사고가 절실하며, 이에 뜻을 모으면 반드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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